[본 기사는 11월 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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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사업 부진에 자회사 손실까지 더해지며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비용 절감에 나서는 모양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4분기 들어 적자 자회사를 흡수합병한 유가증권 코스닥 상장기업은 모두 6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곳)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100년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 합판제조업체 성창기업지주는 전날 자회사 리우크레에이티브(이하 리우)를 사업회사인 성장기업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했다. 리우는 지난 2011년 성창기업이 100% 출자해 설립한 온돌마루 유통판매업체다. 설립 초기 인테리어 업계 최초로 총판 및 대리점 유통구조를 폐지하고 단일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물류와 홍보를 전담해 생산과 판매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합판시장 위축으로 지주 전체 실적이 떨어지면서 리우도 전혀 실속을 차리지 못했다. 지난해 1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성창지주를 4년 만에 적자전환(연결 순손실 42억원) 시킨 주요인이 됐으며 올 상반기에는 23억원 순손실로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리우의 손실이 지속되자 회사 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설립 3년 만에 리우를 다시 성창기업으로 편입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리우크리에이티브 관련 비용을 일회성으로 예상했으나 적자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KG이니시스는 적자 자회사 KG옐로우캡을 흡수합병한다. KG이니시스 측은 물류 택배 사업체인 KG옐로우캡과 고객 기반 상호활용을 통한 영업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적자 자회사를 흡수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KG옐로우캡은 지난 2012년 KG이니시스가 인수한 직후부터 골칫거리로 꼽혀왔다. 2012년 영업손실 4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8억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는 손손실만 50억원을 발생시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택배 업계 성장세가 둔화됐고 대형업체 대비 서비스 품질에서 경쟁 열위에 있는 KG옐로우캡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다"며 "사실상 KG옐로우캡이 모회사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고 전했다.
비상교육도 최근 학력평가 모의고사 진단업체인 비상교평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비상교육은 지난해까지 5년간 적자를 지속했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금 11억원이 모두 잠식된 상태다. 회사 측은 "조직 효율화, 중복 비용 제거 등을 통한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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