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이 이달 중순에 시행된다. 10일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후강퉁 시행일이 오는 17일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후강퉁이란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사이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중국 정부의 조치를 말한다. 중국인은 홍콩 주식에, 외국인은 상하이 주식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후강퉁이 개통되면 QFII 자격이 없더라도 홍콩에서 상하이 A주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4조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증시는 후강퉁 실시 영향으로 이날 일제히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473.67까지 올라 직전 거래일보다 2.3%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만3744.7로 0.83% 올랐다.
후강퉁 실시는 중국 증시에는 호재지만 한국 증시에는 수급상 악재라는 평가가 많다. 후강퉁 실시로 내년 중국 증시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면 한국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전체 파이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 내 중국 비중이 커진다는 건 한국 증시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2006~2007년에도 중국 은행주들이 기업공개(IPO)를 하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중국 은행주에 투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역시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에는 후강퉁이 큰 기회로 작용할
실제로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 투자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중국 투자 설명회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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