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는 “선호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을 6개월마다 바꾸는 편”이라며 “식당마다 할인되는 카드가 달라 카드를 자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변덕스러운’ 신용카드 사용자 소비 패턴 때문에 신용카드 업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
9일 카드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만든 신한카드가 조사한 결과 ‘소비 변덕’이 가장 심한 계층은 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 25%가 6개월 동안 이용 횟수를 3회 이상에서 1회 이하로 줄였다. 30대 여성 4명 중 1명이 즐겨 찾던 패밀리레스토랑을 수시로 바꾸며 레스토랑 탐방에 나선 셈이다.
30대 남성 21%와 20대 여성 16%도 비교적 레스토랑 충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에서는 20대 여성 로열티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0대 여성 28%가 6개월간 12회 이상 이용하던 커피전문점을 3회 이하로 줄였다. 30대 여성(21%)도 쉽게 변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은 신메뉴 출시, 할인·경품 제공 행사 등 각종 이벤트에 유독 민감하다는 특성이 낮은 로열티로 이어졌다.
이종석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커피전문점과 패밀리레스토랑 모두 특정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며 “집이나 직장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가맹점을 자주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고 말했다.
특히 커피전문점과 패밀리레스토랑에 대한 20·30대 충성도가 낮게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로 친구·직장동료의 취향 차이가 꼽히고 있다.
커피전문점과 레스토랑은 보통 친구·직장동료와 함께 방문하게 마련이고, 같이 가는 사람의 브랜드 선호도는 제각각 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특정 가게를 계속 가기보다는 여러 가게를 번갈아가며 방문하게 된다고 카드사는 분석했다. 이 같은 ‘변덕스런 소비’에 대한 분석 결과는 수시로 바뀌는 소비 패턴을 정확히 예측하는 게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이는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경쟁사 회원을 빼앗아 오기 위한 ‘히트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 방침에 따라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이 1년에서 최대 5년으로 늘어나면서 부가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무의미해지는 추세”라며 “결국 차별화 포인트는 예측 능력인데, 예측에 실패할 경우 ‘공(空)카드’ 재고만 쌓여서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공카드 폐기비용은 장당 2000원 꼴이며, 통상 신상품 제작 수가 20만장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비용은 최대 40억원에 달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는 이번 연구를 위해 특정 패밀리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을 각각 월 3회, 12회 이상 이용했던 마니아층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빕스, 아웃백, 애슐리, 베니건스, T.G.I.프라이데이스(이상 패밀리레스토랑 5곳)와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파스쿠찌(이상 커피전문점 6곳)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했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