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도세를 다시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전자 관련 종목은 꾸준히 사들이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11월 1~7일) 들어 순매수한 종목엔 삼성전자 등 전자·IT주가 대거 상위권을 차지했다. 삼성전자(1위·3501억원)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2위·878억원), LG디스플레이(3위·421억원), LG전자(5위·251억원), 삼성전기(6위·250억원) 등 전자 관련 종목 5개가 10위권에 들어왔다. 삼성SDI(11위·189억원) 등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상당히 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은 갈팡질팡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매도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1~7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팔아치우며 모두 3319억원을 매도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과 유럽 경기 부진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약해지면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돌아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만 제외된 모습”이라며 “엔저로 인한 대형주들의 실적 하향 우려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자·IT 업종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이후 단 하루(11월 5일)만 제외하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SK하이닉스도 10월 24일 이후 하루만 제외하고 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전자·IT 종목들도 비슷하다. 외국인들이 이 종목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주가가 저평가돼 ‘저가 매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8년 금융위기 때의 1.1~1.2배 수준까지 근접할 정도로 싸졌다. LG전자 등 LG그룹 계열사들은 애플 ‘아이폰6’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삼성SDS·제일모직 상장과 관련해 지배구조 이슈가 재부각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전기는 삼성SDS 상장을 통해 7400억원가량의 매각 차익이 확정됐고, 삼성전자도 5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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