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6일(18:1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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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향후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한라홀딩스가 자회사 만도에 대한 지분율을 높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순환출자 구조까지 해소하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 것이다. 한라그룹은 내년 초까지 지주회사 전환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한라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한라(옛 한라건설)가 보유 중인 만도 주식 162만4079주(지분율 17.3%) 전량을 총 3630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한라홀딩스는 이날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만도 지분을 매입한 뒤, 오는 10일 인수대금을 치를 예정이다.
한라홀딩스는 기존에 만도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던 터라, 이번 거래 이후 한라홀딩스의 만도 지분율은 18.4%로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딜만으로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한라홀딩스는 나머지 만도 주주들을 대상으로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공개매수 청약을 받아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만도 주주들은 만도 주식 1주당 한라홀딩스 신주 2.76주를 교부받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 목표 물량은 98만주(10.4%)로,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이루어질 경우 한라홀딩스의 만도 지분율은 28.7%로 상승하게 된다.
이후 한라홀딩스는 한라그룹 내 추가 지분 변동이 없더라도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한라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한라마이스터가 한라(손자화사)의 발행주식 20% 이상(우선주 포함)을 소유하고 있어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라는 보유 중인 한라홀딩스 지분 전량(17.29%)를 이날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매각금액은 총 418억원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한라홀딩스가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되는 만큼 손자회사인 한라는 보유 중인 한라홀딩스 지분을 전량 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라홀딩스는 지난 9월 1일 만도로부터 인적분할 돼, 지난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아울러 이번 지분매입으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순환출자가 해소된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그동안 한라그룹 내에는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었다.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제도가 지난 7월부터 시행되면서, 계열사 간 자금 이동이 상당히 제약받게 된 터라 순환출자 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지목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라가 보유 중이던 만도 지분을 전량 한라홀딩스가 넘기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게 됐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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