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0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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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도 기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본투자로 사업을 확장하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과정에서 이윤을 거두는 모델이 나와야 한다"
싱가포르에 있는 사회적책임투자거래소(IIX:Impact Investing Exchange)의 로버트 크레이빌 이사는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의 영향력을 검증하고 자금조달을 중개하는 IIX는 지난 2년간 사회적기업 12곳의 자금조달을 도왔다. 그 중 글로벌 사모펀드(PEF)업체 KKR이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 이스트발리캐슈(EBC)를 지원한 것은 사업 확장성을 보여준 첫 사례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PE모델 개발에 앞장선 KKR의 사회적기업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형 기업자금조달 전략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ECB 창업자인 아론 피시먼 대표는 인도네시아 발리 동쪽 시골마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다가 가난을 탈피하지 못해 절망에 빠진 지역사회를 살리기로 결심했다. 발리에서 생산된 캐슈가 베트남 등에 수출돼 재가공된 후 들여오는 과정에서 기회를 보고 캐슈 가공설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경영의 'ㄱ'자도 모르는 그가 자금을 조달하러 IIX 문을 두드렸을 때 명확한 사업모델을 제시할 수 없었다. 결국 지인들 자금까지 끌어모아 기초설비를 마련했지만 운영자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사회적기업과 협업을 도모하던 KKR은 EBC에 대해 듣고, 경영혁신 작업에 참여해본 운용역 직원 3명을 파견해 재무구조와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미래 발전전략을 조언했다. 덕분에 피시먼 대표는 노동자 근로조건과 친환경 제조 등 차별성을 강조해 투자자 3곳으로부터 90만달러를 대출받았다. 직원수는 104명에서 180명으로 1년새 두배가 됐다.
피시먼 대표는 "앞으로 여직원들의 어린 자녀를 돌보는 유아원도 열 계획"이라며 "EBC공장을 모델삼아 동남아 낙후지역에 현지 산물 가공설비를 세우고 유기농 인증을 받아 마진을 올리며 지역공동체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오쿤 KKR 아태홍보총괄 임원은 "사회공헌 일환으로 투자회사 전문성을 발휘한 첫번째 모델이었고 앞으로 사회적 기업들과 협업 기회를 발굴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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