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03일(09:3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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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장사들이 계열사 및 출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업 부진으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회사들이라 수년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요식업 프랜차이즈업체 태창파로스는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종속회사 사우디아라비아 코미(Komee) 매각 관련 잔금 지급예정일을 오는 12월30일로 연기했다고 정정공시했다. 사업 부진에 따른 재정난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지난해 3월 지분 처분에 나섰지만 1년 반이 지나도록 28억원 중 잔금 11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태창파로스는 한 푼이 시급하다. 지난 8월 한국거래소로부터 6개월의 기업 경영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여서다.
태창파로스는 지난 2007년 통신네트워크장비 유지·보수업에서 프랜차이즈업으로 업종전환했다. 호프집 '쪼끼쪼끼'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처음 2~3년간은 수익을 냈지만 이후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손실이 지속됐다. 여기에 횡령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거래소가 상장적격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자 지난 8월 경영계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태창파로스는 현재 제출한 계획을 이행할만한 자금이 없다. 이달 초에는 재무개선을 위해 내놓은 '쪼끼쪼끼'까지 매각에 실패하면서 상장폐지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연말까지 코미 매각 잔금이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상황이다.
박인비, 손연재 등 40여명의 스포츠선수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IB월드와이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09년 출자회사인 에버그린컨텐츠그룹을 31억4600만원에 매각했으나 아직도 잔금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잔금도 전체 매각 대금의 90% 수준인 28억원이며, 실제로 IB월드와이드가 받은 금액은 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며 올 상반기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 회사는 대금 회수를 위해 조만간 매수인을 상대로 소송 등 법적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보테크는 지난 2012년 3월 인조대리석 임가공업체 마크스톤 주식 9만7600주를 40억원에 처분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잔금 40%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 당시 같은해 9월말로 예정됐던 잔금지급일은 7번의 정정공시를 거치며 다음달 20일까지 밀렸다.
터보테크 역시 한 푼이 시급한 상황이다. 터보테크는 지난달 반기보고서를 통해 최근 분기 매출액 3억원 및 반기 매출액 7억원 미만 사실이 확인돼 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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