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와 보험사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하와이 특급호텔에 2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처가 대도심 오피스빌딩 위주에서 특급호텔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관심을 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은 교원공제회 현대해상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가들에서 자금을 모아 하와이 마우이섬에 위치한 포시즌호텔 투자에 나선다. 투자 규모는 약 1억7500만달러(약 1900억원)로 대부분 메자닌(중순위 대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투자수익률은 연 7%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이 호텔 주인은 델 컴퓨터 창업자인 마이클 델이 세운 패밀리오피스(개인 투자회사) ‘MSD캐피털’로 2004년 2억8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호텔을 사들였으며 현재 호텔 가치는 1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국내 기관들이 참여하는 투자는 MSD캐피털이 호텔을 인수할 당시 일으킨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재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시즌호텔 앤드 리조트(Four Seasons Hotels & Resorts)’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국내에는 내년 5월 서울 광화문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현재 하와이에는 마우이섬(1개) 라나이섬(2개) 빅아일랜드(1개) 등에 총 4개의 포시즌 체인이 있으며 국내 기관들은 이 중 마우이섬에 위치한 객실 380실 규모 호텔에 투자하게 된다.
이번 투자건은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글로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률 하락 등을 이유로 종전 뉴욕 워싱턴 런던 등 대도심 랜드마크 오피스빌딩 위주에서 핵심 관광지 호텔로 확대되는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기에 투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보다
한 기관투자가는 “최근 뉴욕 맨해튼 오피스의 메자닌 투자수익률이 연 5%대로 내려가다 보니 국내 기관들도 연 6% 후반에서 7%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하와이 뉴욕 파리 등 핵심 관광지 호텔 투자로 관심 대상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강두순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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