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온통 통화정책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확장정책에 이어 일본까지 예상을 뒤엎고 연간 10조엔(약 95조원) 규모 양적 완화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80조엔이 풀리게 되는 것. 중앙은행이 풀어놓는 돈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것이 실물경제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기대가 약해 유동성 효과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직접적 수혜를 보는 일본 시장만 주목받을 뿐이다. 다른 나라에까지 온기가 전해지려면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연말 소비는 중요하다. 연말 소비 호조는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수기를 앞두고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분위기도 순조롭다.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10월 94.5까지 상승해 2007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10월 ISM제조업지수도 예상을 뛰어넘어 59까지 올랐는데, 기업 신규 주문이 늘고 재고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지표 호전은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전체 소비시장이 회복세에 있을수록, 소비와 기업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일수록 연말 소비는 더 강해지곤 했다. 아울러 지난해 쇼핑시즌 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점도 올해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업 할인 판매도 후하게 결정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연말 소비 호조는 내년 세계 경제를 낙관하게 만드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연말 판매 호조가 기업 재고 부담을 줄여주고, 이후 생산과 고용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경기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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