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내년 중반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며 주가는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을 늘리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63억9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5%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는 12억3100만원을 기록, 92% 가량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추며 우려를 나타냈다. SK증권은 13만원에서 12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0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동부증권 역시 12만7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공정경쟁규약준수프로그램(CP)이 도입되며 외형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의 22.4%에 달하는 401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지난해 3분기 R&D 비용 305억원과 비교하면 31.2% 늘어났을 뿐 아니라 분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아울러 북경한미의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R&D 비용 부담이 지속돼 국내 매출 정체도 이어지고, 북경한미도 12~15%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를 견인할 성장동력이 부재해 주가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차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 같은 기대감이 퍼지며 한미약품의 주가도 이날 하루 5% 가까이 상승 중이다. 당뇨치료제 개발을 위한 퀀텀프로젝트의 후기 임상 2상이 내년 상반기 완료되고 다국적 제약사를 상대로 한 기술수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 대상의 기술 이전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영업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지만 낙관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실적회복과 기술수출 기대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