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셀트리온과 다투던 서울반도체가 2분기 연속 어닝쇼크(기대 이하의 실적)를 기록한 이후 추락하고 있다.
주가는 1만8000원선을 밑돌고 있고 시총은 15위권으로 밀려났다. 또한 증권사들도 앞 다퉈 목표주가를 내려 잡고 투자의견도 하향 조정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에 매출액 2301억9700만원, 영업이익 43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86.5%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억9900만원으로 91.1% 줄었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시장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서울반도체의 조명부분 매출액은 2~3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ED 조명 부분의 경우 시장성장초기라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서울반도체는 여전히 높은 가격전략을 유지함에 따라 점유율을 늘리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매출액 감소에도 연구개발(R&D) 투자 및 영업 채널 구축을 위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반도체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분기(5.2%) 대비 크게 추락했다. 이는 판관비가 전분기대비 3%(12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재고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1분기 816억원에서 3분기 기준 1543억원까지 90% 가량 증가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성장이 수반되지 않은 재고자산의 증가는 위험 시그널"이라며 "재고 여파로 올해 4분기 역시 실적 부진이 전망되고 내년에도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혹평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반도체의 4분기 영업이익은 21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나 만일 연말 재고 관련 평가손실이 업계 추정치 보다 크면 영업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적 부진이 4분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내렸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조정했다. 불과 7거래일 전인 지난 10월 23일 종가가 2만85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상승 여력이 없다고 평가한 것과 같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만8000원으로 내려 잡아 사실상 매도를 주문했고 KDB대우증권은 기존 3만5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4만5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조정했고 키움증권 역시 기존 3만5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가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으면서 기관들도 서둘러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개인만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달 사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금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기관들의 보유 물량 정리가 시작된 상황이라 당분간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이며 올해 4분기가 아닌 내년 초·중반까지 실적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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