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 수준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협상 기간을 연장했다.
지난달 31일 KB국민카드는 “현대자동차와 오는 10일까지 열흘간 가맹점 계약 만료일을 연장해 가맹점 수수료율 관련 사항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까지 양측이 타협점을 못 찾으면서 현대차를 구매하려는 일부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뻔했지만, ‘소비자를 볼모로 협상을 한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현대차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적정 가맹점 수수료율(1.5~1.9%)과 현대차가 요구하는 수수료율(0.7~1%) 간 차이가 커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카드와 BC카드를 시작으로 신한카드(내년 2월 말), 삼성·롯데카드(3월 말) 등도 가맹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자금공여 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는 일반카드 거래와 카드 복합할부 거래에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게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차 요구를 수용하면 전체적인 수수료율 체계가 흔들리고 다른 업권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도 이어질 것”이라며 “카드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에서 ‘카드 대신 할부금융사를 이용하라’는 식의 현대차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현대차와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붙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11월에도 현대차는 수수료율을 1.75%에서 1.7%로 내리라며 국민카드를 한 달간 받지 않은 적이 있다. 결국 국민카드를 포함한 모든 카드사가 현대차 요구를 들어주면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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