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29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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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기업금융(IB)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던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이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증권사 중 채권발행(DCM)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유안타증권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최근 발행된 아시아나항공의 1000억원 규모 회사채의 단독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발행 물량 중 30%에 해당하는 300억원 어치를 인수했고, 한화투자증권 대우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유안타증권이 회사채 발행 단독 대표주관 업무를 맡은 것은 작년 9월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 이후 처음이다. 모기업 그룹의 부도 여파로 70명을 웃돌던 유안타증권 기업금융부문 인력은 현재 45명으로 줄며 영업력이 약화된 상황이었다.
유안타증권은 여새를 몰아 이달 31일과 내달 4일, 5일 각각 발행 예정인 이랜드리테일(500억원) 이랜드월드(200억원) 한진(900억원)의 회사채 발행 단독 대표주간사로 선정된 상태다.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업무를 중개하는 주관사단 중 단독 대표주관사 지위를 부여받은 증권사는 실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등 회사채 발행 관련 업무 전반을 단독으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유안타증권이 기업금융 분야에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동양사태 전인 지난 2012년 유안타증권이 대표 주관업무를 맡은 회사채 발행규모는 총 4조5440억원(매일경제 레이더M 집계기준)을 기록하며,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7위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했다. 또 같은해 국내 원화채 인수규모 4위(블룸버그 집계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두산, STX 등 당시 재무상황이 어려워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업무를 맡으면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의 IB업무는 지난달부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감지됐다. 실제 지난달 발행된 2000억원 규모의 두산건설 전환사채(CB)와 2500억원 어치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회사채 발행 공동대표주관 업무를 맡으며 기업금융 업무 재개의 시동을 걸었다. 두산건설 CB의 경우 300억 물량을 받아 8개 인수증권사 중 유일하게 완판(100% 초과 청약) 하기도 했다.
또 내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2호를 설립하며, 주식자본시장 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들이 발행한 여전채 관련 업무만 간헐적으로 맡던 모습에서 확연히 달려진 모습이다.
최근 기업금융 분야에서 유안타증권의 활발한 움직임은 지난 6월 대만 금융그룹인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재무상황이 안정을 되찾은 덕분이다. 대주주 변경 직후 유안타증권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 물량을 무사히 상환하며, 회사 재무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 동양증권 당시 기업금융 업무를 주도하다 작년 2월 퇴사했던 최영수 전무를 IB사업부문장으로 재영입한 점도 최근 기업금융 영업에 탄력이 붙은 배경 중 하나다. 회사채 영업 전문가인 최 전무는 2011년 12월부터 1년 3개월간 유안타증권의 IB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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