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합병한 다음이 게임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게임사업에서 수년째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 관련 계열사 지분 변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음은 보유 중인 온네트 지분(86.1%) 전량을 다음게임에 넘길 예정이다. 온네트와 다음게임은 모두 게임 개발 사업을 하는 다음의 자회사다.
이번 지분 변동은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우선 다음은 다음게임에 35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다음게임은 이 자금 중 일부를 온네트 지분 매입 자금으로 활용해 다시 다음에 지급하게 된다. 결국 350억원의 자금 중 상당액이 다음으로 되돌아오게 되지만, 다음의 개별 자회사였던 다음게임과 온네트가 '다음→다음게임→온네트' 지배구조로 바뀐다. 다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임사업 수직계열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번 지배구조 변화를 두고 다음이 게임사업에서 철수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시각이 불거졌다. 이번 지분 변동이 다음의 실적 등 기업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유상증자에 출자한 자금도 결국 다음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표면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 작업을 불필요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전망은 10여 년 전 다음의 전력과도 무관치 않다. 다음은 2003년 게임사업 부문을 분사해 현재와 같은 이름의 다음게임을 설립한 뒤 2005년 국내 한 게임회사에 팔고 게임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번에 카카오와 합병 추진 발표
시장에선 합병 이후 잉여 사업 정리라는 밑그림 아래 일련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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