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7일 1000억원 규모 1년5개월 만기 회사채에 대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도했지만 7개 기관이 480억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회사가 원하는 만큼 투자자를 모으는 데 실패한 것이다. 결국 남은 520억원은 회사채 발행 주간사인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나눠 인수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급'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시도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6개월여 만이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대한항공도 미달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880억원만 투자자에게 팔렸고, 남은 1120억원은 주간 증권가가 대신 인수했다.
해운업종도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대표 해운사들조차 사실상 발행이 어려운 상태다.
현대상선은 2012년 6월 3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지난해 5월 3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끝으로 외부자금 조달 소식이 끊겼다. 현재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회사채 신속인수제)을 받아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
중견 해운사인 SK해운은 지난해 6월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다가 전액 미달 기록을 냈다.
올해 들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해운사는 장금상선 1곳에 그친다. 장금상선은 지난 5월 원화 환산 676억원 규모인 달러화표시 채권 발행을 시도했으나 기관에 매각된 채권은 208억원에 그쳤다. 남은 468억원 투자자에게 매각되지 못한 채 주간사가 인수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의지를 내비치면서 건설 업종은 그나마 회사채 발행 환경이 개선되는 양상이다. 최근 신용등급 A급인 SK건설이 2년물(500억원)과 3년물(800억원)로 총 1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2년물에는 사자 주문이 300억원에 그쳐 일부 미달이 발생했지만 3년물은 1000억원의
롯데건설(A급)도 지난 8월 3년물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사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8곳이 투자 의사를 밝히고 총 1400억원 규모로 청약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 2900억원 규모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전액 미달 기록을 낸 바 있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