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프 셴 이머징시장 총괄대표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증시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블랙록의 전체 투자 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MSCI 이머징마켓 ETF'에 자산의 14.6%인 55억달러(5조8000억원)를 운용 중이다.
셴 대표는 "한국은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국이 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 한국에서 설비 투자 관련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도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할 때 200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 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경기부양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셴 대표는 "아시아 신흥국 경제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그에 따른 달러 강세 국면의 전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제적 활력은 여전하다"고 진단한 뒤 "국가별 차별화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보다 유연한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주식과 채권 모두 합리적인 가격이 매겨져 있으며 각국 채권시장 또한 신흥국 증시의 성장 테마에 올라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셴 대표는 국가별 성장 잠재력에 따라 투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 신흥국 사이에서도 경제 발전 속도와 재무구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잘 살펴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15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금리 변동에 취약한 싱가포르, 홍콩 등은 통화 가치가 하락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목할 아시아 신흥국으로는 중국과 인도를 꼽았다.
중국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수출ㆍ무역 흑자에 따른 위안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투자상품만 1000여 개, 4조5940억달러(약 4888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매경이코노미 =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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