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수출채권을 부풀려 금융사에 판매한 혐의로 박홍석 모뉴엘 대표 등을 조만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상대로 모뉴엘 여신 지원과 관련해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비상장법인인 모뉴엘의 회계에 문제가 없는지 직접 감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3일 관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관세청은 수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모뉴엘이 수출액을 부풀려 관련 서류를 조작하고 금융사에 수출채권을 할인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채권 만기가 되면 가공수출을 통해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 일종의 카드 돌려막기 수법"이라며 "채권 할인 판매 금액이 1조원을 웃도는 만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뉴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한 가전업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21일 농협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 자체적인 실태 점검을 요청하고 은행들이 모뉴엘에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가공 매출 허위 작성이나 부실 대출 심사 등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모뉴엘이 금융권에서 빌린 여신 규모는 1금융권 5900억원, 2금융권 200억원 등
금감원은 모뉴엘이 비상장법인이라 한국공인회계사에 위탁하게 돼 있는 감리를 직접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가 기업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제보를 받고 감리 중이다.
[배미정 기자 /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