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차는 3분기에 매출 21조2804억원, 영업이익 1조64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8.0%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7.7%를 기록해 2010년 4분기 6.7% 이후 가장 낮았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1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3% 급감했다.
매출액은 3분기 판매대수가 112만899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덕분에 증가했다. 판매대수가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원화 강세로 인해 달러로 쌓아둔 판매보증충당금이 급증해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데다 파업과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당초 증권사 예상 실적은 매출 20조6386억원, 영업이익 1조7509억원이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예상보다 잘 나왔고, 영업이익은 오차범위 내라고 볼 수 있다"며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것이 우려스럽지만 환율로 인한 판매보증충당금 부분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16만15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16만원까지 추가 하락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시간인 오후 2시를 전후해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정부 시책에도 호응하고 친화적인 주주정책을 펴기 위해 배당을 앞으로 큰 폭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하는 것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들리자 장 막판 주가가 더 올랐다. 결국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5.88% 급등한 17만1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우호적으로 바뀐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현대차 관계자도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 공장 가동률 개선과 신차 판매 비중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예상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내년에 투싼과 아반떼 신차 모델이 출시되면 수익성과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건설업종인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실적에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의 경우 국내외 공사 진행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물산은 3분기 영업이익이 193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는 1700억원대였다. 삼성전자 17라인 반도체 공사와 호주 프로젝트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은 2.7% 줄어든 6조8813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대림산업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초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800억원대였으나 이날 발표치는 1893억원 적자였다. 해외 사업 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철금속 가공기업 고려아연은 불리한 외부 여건 속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고려아연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761억원, 18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때보다 각각 8.9%,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9월 들어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아연ㆍ납ㆍ은 가격이 반등하면서 실적 부진이 크지 않았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의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시장 기대치(989억
삼성정밀화학은 영업손실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액 역시 2929억원으로 같은 기간 9.8% 감소해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후퇴했다.
[조시영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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