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는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 투자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증권사들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중국 투자 설명회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22일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에서 열린 '후강퉁 오픈 기념 중국 본토 주식 설명회'에는 300여 명의 투자자들이 몰려 중국 투자에 대한 열기를 반영했다. 이날 행사는 27일로 예정된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주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중국 초상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주식에 대한 투자가 보다 쉬워짐에 따라 중국시장에 직접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시장이 사실상 개방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하고 어떤 종목을 고를지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자본시장이 2020년이면 완전 개방된다"며 "후강퉁은 중국 본토 증시가 대중적으로 개방되는 첫 조치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량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크다"고 전했다.
상하이 주식 거래는 위안화로만 가능하다. 홍콩거래소 계좌보유자만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홍콩증시와 연동된 국내 증권사 계좌를 보유해야 한다. 국내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568개 종목에 최대 3000억위안(약 51조6000억원)까지, 중국 투자자들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266개 종목에 최대 2500억위안(약 43조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후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본토 주식 중에는 업종별 1등주, 홍콩 H주 중에선 정보기술(IT)ㆍ필수소비재ㆍ헬스케어 주식에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하이증시에서 1등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중국 산업이 구조조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지만 회계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리스크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22일 하나대투증권 한마음홀에서 열린 중국 본토주식 설명회에서 좌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귀 기울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
그렇다고 중국 주식에 과도한 기대를 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중국 경제 후퇴 가능성을 근거로 중국 증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일부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천원자오 초상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는 주기적으로 쇠퇴 과정을 겪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긴 하지만 중국 증시 약세는 점차 마무리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후강퉁은 단지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문이 열린 것"이라며 "2000년대 후반처럼 중국 주식에 과도한 투자를 해서는 절대 안 되고, 개별 기업의 이익증가율을 살피는 등 옥석을 가려가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인이 아닌 이상 중국에서 나오는 뉴스에 곧바로 대응하긴 어렵기 때문에 랩 상품처럼
■ <용어 설명>
▷ 후강퉁(港通) : 상하이()증시와 홍콩(港)증시 사이의 교차거래(通)를 허용하는 중국 정부의 조치. 중국인들은 홍콩 주식에, 외국인들은 상하이 주식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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