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급락했던 다음의 주가가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검열 논란으로 외국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급부상했지만 카카오톡의 위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데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다음 주가는 전일 대비 3900원(2.57%) 오른 15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의 합병 신주 상장일 직전인 지난 10일과 13일 각각 7.88%, 7.76% 단기 급락했다. 사이버 검열 논란에 휩쌓이면서 텔레그램으로의 유저 이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합병 신주 상장에 따른 대량 매물 출회 가능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14일부터 다음의 주가는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을 포함해 최근 7거래일 중 6거래일 동안 주가가 올랐다. 이 기간 다음의 주가는 21.3%나 올랐다. 단기 급락 직전 거래일인 지난 7일 종가가 15만6800원임을 감안하면 낙폭을 대부분 회복한 셈이다.
이처럼 다음 주가가 V자형 반등을 보인 가장 큰 이유로 유저 이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점이 꼽힌다.
텔레그램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카카오의 실적에 영향을 줄 만큼의 급격한 변동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한 주간 카카오톡의 주간 순이용자수는 전주 대비 1.8% 증가했다. 평균 이용시간, 평균 재방문일 수도 각각 0.1%, 3.9% 늘었다. 텔레그램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톡의 아성을 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부 투자가는 카카오톡 점유율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카카오톡의 국내 모바일 인터넷 과점 체제가 유지될 것은 분명하다"라며 "카카오톡은 시장점유율 94%라는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월간 순이용자수(MAU)를 보유하고 있고 소셜네트워크가 가장 활성화된 플랫폼으로 이탈한 사용자의 회귀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종단 암호화 기술 도입, 서버저장 기간 단축 등 전략적 기조 변화로 최근 붉어진 보안 이슈는 곧 불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호실적 전망도 다음 주가 전망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합병 기일이 지난 10월 1일이었기 때문에 카카오의 실적이 온기로 반영되는 것은 오는 4분기부터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을 통해서도 카카오의 실적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합병 전 다음은 분기별로 매출액 1200억~1400억원, 영업이익 150억~240억원을 내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862억원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53.2%였다. 올 3분기에도 3분기 카카오 단독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정도로 확대되고 영업이익은 3배 가량 증가하는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최근 발표된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은 향후 플랫폼지배력 확대와 광고사업 확장을 위한 초석으로 중장기적으로 높은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이어 "카카오뱅크월렛은 11월중 출시될 예정인데 카카오페이와 함께 커머스·광고 사업확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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