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금융 회장 인선에는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과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이 예상외의 선전을 하면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내부출신 유력후보로 부각하고 있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은 관피아 척결 바람을 타고 내부출신이라는 강점으로 최근 KB금융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과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으나 학내 시위 전력 등으로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해 영입,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과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내부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강점을 가진 그는 어윤대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히기도 했다.
다만 2004년 국민은행 부행장 역임 중 2004년 국민은행의 회계처리 오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경력이 약점이다.
국민은행이 2003년 자회사인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국민카드의 손실을 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으로 인식, 법인세를 적게 낸 게 문제였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윤 전 부사장도 명예회복을 했다.
최근 'KB금융 회장 도전'을 위해 씨티은행장에서 물러난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14년간 은행장으로 재직, 최장수 은행장으로 유명하다.
그의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 공헌하며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신제윤 차관보(현 금융위원장)가 통화스와프 체결업무를 맡았는데 하영구 전 행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통화스와프 체결에 일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회장 인선작업에 금융당국의 지원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
또 정치권과의 교감이 구설수로 오르고 있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남다른 친분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조윤선 청와대 수석이) 씨티은행 부행장으로 근무 했으니 당연히 개인적인 인연은 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의 거센 반대와 씨티은행장 시절의 저조한 실적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와 관련 하 행장은 "씨티은행은 지난해 0.44%의 ROA(총자산순이익률)를 기록해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수익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 보험업계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후 국민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최근까지 제2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팬아시아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다 제2재보험 설립이 여의치 않자 '출구전략'으로KB금융 회장에 도전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KB금융 회장에 도전하면서 팬아시아리에서 월급을 받는 게 적절치 않아 사퇴한 것"이라며 "팬아시아리 주주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삼화모터스 사장으로 있는 지동현 전 부사장은 온화한 성품을 갖춰'덕장'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부사장, 카드사 설립기획단 부단장, 카드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KB금융 내부사정에 밝은 게 강점이다. 다만 학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조직관리 측면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22일 열리는 회추위
이날 면접에서는 KB금융 현재 모습에 대한 진단과 향후 경영 전략 등에 대해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 후 회추위원들이 각자 한명씩의 후보자를 지목, 3분의 2이상의 지지를 받을 경우 차기 회장 내정자가 확정된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