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로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2조8000억원가량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에서 이탈하면서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고, 한국 증시는 대만에 이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759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20거래일 중 4거래일을 빼고는 계속 주식을 팔았다. 이달 들어서는 1일부터 14일까지 8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가 빠져나가는 까닭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금리 인상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유로화ㆍ엔화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15일 82.264에서 이달 13일 85.532로 4.0% 올랐다. 달러화 강세가 길어지면 한국 기업들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의 '이중고'를 겪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 주요 나라에서 일어나 주가도 동반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대만과 홍콩, 한국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는 지난달 15일 2035.82포인트에서 이달 14일 1929.25포인트로 5.2%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낙폭은 홍콩 항셍지수가 5.4%로 가장 컸다. 이어 대만 가권지수가 4.9%,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4.3%, 싱가포르 ST지수는 3.6%, 필리핀 PSE지수는 3.0%, 말레이시아 KLSE지수는 2.8%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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