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3일(11: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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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회사채 2%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시장 금리 하락세로 최근 'A+급'회사채가 3% 이하 발행되는 사례가 나왔다. 올해 들어 A급 회사채가 2%대에서 발행된 것은 처음이다.
보험사 연기금 등 기간투자자들은 채권운용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를 선별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러나 A급 회사채까지 2%대로 진입하면서 기관투자자들 선택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13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한화케미칼이 발행한 1100억원 규모 3년만기 회사채(한화케미칼 240회) 최종 금리는 2.976%를 기록했다.
한화케미칼 회사채 신용등급은 'A+급'이다. 올해 들어 A급에 속한 회사채가 3%미만 금리로 발행되는 것은 한화케미칼 회사채가 첫 사례다. 앞서 A급 회사채 중 올해 들어 가장 금리가 낮았던 회채채는 KT렌탈이 지난 8월 28일 발행한 'KT렌탈 39-1(A+급)'이다. 이 회사채는 발행금리 3.054%를 기록한 바 있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국고채 금리와 연동된다. 발행금리는 회사채 가격과 반비례 관계다. 발행금리가 낮아질수록 회사채에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이후 기관들은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집중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A급 회사채에도 투자들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금리가 2% 중반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투자자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위험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 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A+급'은 물론 'A0급'과 'A-급'도 2% 대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들은 고민이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기관에게 동전의 양면과 같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존에 보유중인 채권 평가이익이 커져 긍정적이다.
반대로 만기가 끝난 채권을 재투자할 때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 기존에 보유했던 채권 만기가 도래해 현금이 들어왔는데, 비슷한 채권에 투자해도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은 턱없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사와 연기금이 고정적으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금리는 정해져 있는데 투자수익(금리)가 이보다 낮은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기관들은 채권을 대체할 투자자산 발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은 비우량채권이나 부동산, 사모투자펀드(PEF) 등 대체투자(AI)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등급이 낮더라도 금리가 높은 채권을 선택하거나 위험이 높은 투자자산으로 가야 하는데, 자본건전성 문제 등으로 투자대상을 넓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금리가 수익률을 내기가 어려운 만큼 낮아지고 있어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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