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3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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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자금을 유치한 기업들이 업황 불황 장기화로 인한 기업공개(IPO)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잇달아 투자금을 조기 상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차익을 기대하던 PEF들은 당초 약속한 연 10% 안팎의 이자 수익만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건설이 투자자들의 요구로 2년전 발행한 2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 예정인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에 투자한 사모펀드들도 연내 투자금 조기상환을 요청할 예정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 CB투자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은 11월초 조기상환을 요청해 올해안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건설 CB에 투자한 PEF들 내달초 조기상환 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이미 SK그룹측과도 관련 내용에 대한 조율을 상당 부분 마친 상태다"고 말했다.
SK건설은 2012년 1월 사모펀드들에게 총 23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면서 만기를 2018년으로 정했다. 하지만 상장계획이 차질을 빚을 경우 2013년 부터 투자자들이 연 8% 복리 수준의 조건으로 투자금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행 당시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1100억원, KB자산운용과 대신-흥국PEF가 각각 800억원, 450억원씩을 투자했다.
SK건설은 투자자 조기상환 요청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SK가스에 자회사 SK D&D 지분 44.95%를 725억원에 넘기고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하는등 상환자금 마련을 끝마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건설은 중동 등 해외 플랜트 공사손실로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건설은 지난해 7조5000억원 매출에 49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회복세를 보이며 상반기까지 3조7000억원 매출과 1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중이지만 건설업황 자체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분간 상장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CB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이유다.
미래에셋생명 투자자들도 이르면 연내 투자자금 조기상환을 요구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1년 국민연금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 오릭스LTI PEF로부터 상환우선주2250억원, 전환상환우선주 750억원 등 300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이 중 상환우선주 2250억원에 대해 최대주주 변경시 해당지분을 미래에셋캐피탈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받은 동시에 연복리 9.0%의 수익률을 보장받은바 있다.
최근 미래에셋생명 대주주였던 미래에셋캐피탈은 보유지분 27.42%를 미래에셋증권에 3202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인가까지 떨어지며 연내 대주주 변경작업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대주주 변경 확정에 따라 오릭스PEF가 풋옵션 행사를 위해 투자자 설명 및 법률자문 등 내부검토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풋옵션 행사가 임박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보유지분 매각대금 3202억원으로 해당 풋옵션 행사에 필요한 자금 확보도 끝내둔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년도 IPO 추진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채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등 저금리 장기화가 해소될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보험업황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이에따라 투자자측은 불확실한 IPO 가능성에 기대는 것보다 수익 실현에 나서는 편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해졌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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