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가정보원 등 정부 당국 카카오톡 사찰 관련 새로운 주장이 나오면서 주가가 다시 폭락했다.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시가총액은 2조1000억여 원에서 1조6000억여 원대로 5000억여 원이 증발했다. 카카오톡 이용자 수가 향후 사업성은 물론 실적과 직접 연계돼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7.76%(1만800원) 떨어진 12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 가까운 급락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매도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장 내내 약세였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미래부 국감에서 "국가정보원이 카카오톡ㆍ네이버 패킷 감청 대부분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패킷은 네트워크 전송을 위해 데이터를 잘게 자른 단위를 나타낸다. 전 의원은 "300여 명의 대화 내용이 유출됐을 것"이란 수치도 제시했다. 2009년 다음은 PD수첩 작가의 한메일 계정이 압수수색당하면서 이용자 상당수가 이탈한 '아픈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거 다음카카오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에 따른 신주는 14일 추가 상장된다. 다음카카오가 7조원대 시가총액으로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닥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가 상장되는 신주는 4300만434주로 13일 종가 기준 7조6000억원이다. 코스닥에서 정보기술기업이 시총 1위로 올라서는 건 SK브로드밴드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양사 단순 합산으로 각각 7417억원, 1477억원
하지만 카카오 사찰 논란으로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화려한 출발은 어렵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톡 사찰 국면에서 이용자 이탈을 얼마나 막을지가 관건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다음 한메일, 싸이월드 등이 한순간에 이용자들을 구글 지메일과 페이스북에 넘겨준 과거 사례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재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