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보신주의를 깨자
기술력 평가에 기반한 기술신용대출이 현장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9월 말 TCB의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은 1조8334억원(잔액 기준)이라고 13일 발표했다. 9월에만 1조1113억원의 기술금융대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8월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정책금융에 의존하지 않고 은행권 자율로 발생한 대출이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는 은행들의 과도한 '실적 부풀리기' 경쟁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실적 압박에 은행들이 기술력 낮은 기업에까지 TCB 평가를 받게 해 편법으로 실적을 쌓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 신용ㆍ담보대출이 가능한 기업에도 TCB 평가를 받게 해 실적을 쌓는 경우도 빈번하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기술금융 혁신평가(TECH)'를 올해 안에 도입할 예정이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담보ㆍ보증 없이 은행 자체 신용으로 자금 지원 등에는 가산점이 부과된다. 이형주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기업의 기술력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기술금융을 지원한 은행은 혁신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기술금융 대출 건수(1337건)와 잔액(6920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285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은행 자율 대출이 9월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것이 고무적인 현상이다. 9월 말 은행 자율 대출은 8월에 비해 4906억원 증가한 6995억원을 기록했다. TCB 기반의 기술신용대출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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