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최대 수혜주로 지목됐던 대형 건설 종목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일부 종목들의 실적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데다 신용 등급마저 조정되면서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산업,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의 12%를 밑돌 전망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일수가 적기도 했지만 해외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주택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는 있지만 문제성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이 이익분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됐다.
종목별로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해외 사업부의 부진으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지목됐다.
대림산업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중인 플랜트 사업과 현지법인인 DSA의 원가율이 높아져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림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45% 급감한 8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수익성 악화를 근거로 대림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려잡았다.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달 8만8900원까지 올랐던 회사 주가는 현재 6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해외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더디다는 평가에 주가가 지난 8월초 대비 30% 하락했다. 오만에서 진행중인 수르 발전 프로젝트 등 중동 저가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2조5279억원, 영업이익은 12.0% 증가한 117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중동 현장들이 종료되기 전까지 빠른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건설 종목에 투자할 때 해외 사업 부분을 가만해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수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 중 도급계약 증액(change order)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발주처와 협의중"이라며 "일부 회사들은 문제성 현장의 준공 지연으로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현장의 부진이 길어 4분기에도 원가율이 추가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도 "주택 사업 호조와 기저효과 영향을 대형사의 합산 영업률은 전년 대비 4.7%포인트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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