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횟수 상관없이 보장한다고?…홈쇼핑 과장광고 딱 걸렸네

#. 박모(여·서울)씨는 "열나고, 기침감기 코맹맹이 코감기도 언제든지 통원비 2만원을 보상"이란 TV홈쇼핑 광고를 보고 어린이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가 감기가 들어 보상을 요구하니 '급성기관지염만' 해당된다며 보상을 거절당했다.
최근 늘어난 TV홈쇼핑의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해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원인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보장'한다거나 '중복보장이 가능한 상품'이란 과장·허위광고가 대표적인 불완전판매의 예다.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5개사가 집중 검사 대상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31일까지 15영업일간 5개 홈쇼핑사를 대상으로 일제 검사에 돌입한다. 올 상반기 홈쇼핑 불완전 판매율이 전년동기에 비해 악화되는 등 현장 점검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홈쇼핑 불완전 판매율은 0.57%로 보험설계사 채널 불완전 판매율(0.28%)의 2배에 달한다.
업체별 불완전 판매율을 집계한 결과 CJ오쇼핑이 0.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홈쇼핑(0.62%),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0.56%), NS홈쇼핑(0.4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GS홈쇼핑, 현대홈쇼핑, CJ홈쇼핑 등은 전년동기에 비해 불완전판매율이 각각 0.11%포인트,0.15%포인트,0.32%포인트 늘었다.
홈쇼핑사들의 정관에는'보험대리점 판매업'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사들은 직접 보험대리점 계약을 맺고, 수천명의 보험설계사들을 고용해 보험 모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상품 판매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보험영업감사실 설인배 실장은 "현재 홈쇼핑사에서는 보험상품을 직접 판매하며 수백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정작 보험설계사에 대한 관리는 소홀해 보인다"며 "방송의 전파력이 강한 만큼 홈쇼핑의 보험상품 판매와 관련해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특히 소액의 보장성 보험판매의 경우 불완전 판매시 당장 보상처리가 불가해 소비자 피해와 직결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보장성 보험판매의 허위·과장 광고 등을 집중 들여다 볼 계획이다.
설 실장은 "방송을 통한 실제 소비자와의 개별 상담시 부당 스크립트를 사용한 불완전판매 등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유발 여부 등을 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다음달부터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식의 허위설명이나 보험을 마치 저축인 것처럼 설명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또 보험금 지급시 일정한 제한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인, 횟수에 관계없이', '중복보장' 등 극단적, 단정적 표현 등을 사용하는 것도 제재 사항이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홈쇼핑사들이 고용한 보험설계사 수는 CJ오쇼핑이 267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홈쇼핑(1933명),현대홈쇼핑(1698명), GS홈쇼핑(1433명), NS홈쇼핑(563명)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험판매 영업 실적은 롯데홈쇼핑(611억3000만원), CJ오쇼핑(610억3200만원), 현대홈쇼핑(608억6900만원), GS홈쇼핑(573억6700만원), NS홈쇼핑(77억42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