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12.5%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기록한 손실만 7.89%에 이를 정도로 최근 들어 우하향세가 급해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희망보다는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시장 지배력 감소가 미친 영향력이 큰 셈이다.
지난 7월부터 석 달 동안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946억원이다. 매달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된 셈이다. 올해 초에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대를 모으며 시장의 자금을 모았지만 실적 우려 속에서 다시 순유출로 돌아선 것.
지난 7월 말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확정과 함께 중간배당이 제자리에 머물면서 펀드의 유출속도는 더 가파르게 꺾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이후 지난 1개월간 삼성그룹테마 국내 주식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가 거둔 평균 수익률은 -7.1%다. 중간배당 정책이 발표된 지난 7월 말 이후 수익률은 -10.6% 수준이다.
주식형 펀드가 초라한 수익을 낸 가운데 ETF는 최근 1개월간 6%대 손실을 내며 펀드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삼성그룹주 ETF'는 같은 기간 -5.63%, 한국투자 '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ETF'는 -6.76%로 손실을 제한하며 시장평균을 앞섰다.
이는 삼성그룹주 ETF의 삼성전자 비중이 일반 펀드의 삼성전자 비중보다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TF는 개별 종목을 펀드 순자산의 최대 30%까지 담을 수 있지만 일반 펀드는 종목당 최대 10%, 삼성전자처럼 시총 비중이 10% 이상 종목은 시총 비중까지 담을 수 있다. 최근 한 달 삼성전자가 6%가량 하락하는 사이 삼성SDI(-21.4%), 삼성전기(-17.0%), 삼성테크윈(-18.1%) 등 다른 주요 IT계열사는 하락폭이 훨씬 컸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을 형성한 만큼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최근 시점이 '저점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용환석 페트라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주가 수준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바닥권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평택 용지 반도체 공장 투자건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시그널(신호)이 나오는 시점에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주력이었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만회할 만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려면 새로운 이익 모멘텀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 이익보다 높은 실적을 보여줄 만한 재료가 명확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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