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좋고, 유럽 경제가 나빠져 달러에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는 것도 달러 강세의 근거다.
1970년대 이후로 보면 달러 강세 시기가 두 번 있었다. 1985년과 2001년. 1985년은 유명한 플라자합의가 있었던 해이고, 이를 계기로 달러는 약세로 전환되어서 3년간 90 수준까지 달러지수가 계속 하락(달러가치 하락)했다. 그다음 높은 달러인덱스의 봉우리는 지수값이 120에 도달했던 시점이다.
달러화 가치가 '에베레스트'만큼 높았던 1985년은 월평균 무역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를 넘지 않았다. 달러 공급이 그만큼 충분하지 못해서 달러 품귀현상이 심했다. 달러지수 120 수준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400억달러를 넘지 않았다. 최근 미국의 월평균 무역수지 적자는 800억달러가 넘는다. 이전보다 무역거래를 통해서 공급되는 달러가 두 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다. 이런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과거의 높은 봉우리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6일 하루에만 달러지수는 0.9% 하락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상승분을 하루 만에 다 반납한 것이다. 초강세 국면에 있는 통화답지 않은 조정이었다. 달러가 이미 충분히 올랐다는 경계감이 시장에 어느 정도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저항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슈퍼달러'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들든가, 아니면 빠른 달러공급 축소 정책이 나와야 한다. 모두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최근 달러 강세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경향도 있다.
최근 속절없이 빠지고 있는 유로화가 달러 강세의 주역이다. 환율은 통화의 교환비율이다 보니 한 나라가 아무런 변화가 없어도 상대국 변화에 따라서 환율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유럽은 돈은 풀지만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는 전망 때문에 약세다.
이런 일방성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유럽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유럽 경제에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럇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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