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섬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완구제조기업인 헝성과 유아용 화장품 기업인 하이촨이 이르면 연내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또 펑위(제분), 크리스탈홀딩스(인공 운모), 로스웰(자동차 부품), 트리폴엑스(바이오), 퉁런탕(제약) 등도 내년 한국 시장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011년 건자재기업인 완리가 상장한 이후 약 3년만에 중국 기업이 우리 증시에 참여하겠다며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들이 중국 증시에 상장이 어려워 자국 내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자 물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한국 증시에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은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이 증권거래소에서 약 10회의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며 길게는 몇년이 걸리는 신청 절차를 마쳐야한다. 2분기 말 기준 승인을 원하는 기업만 해도 630여개로, 올해 안에 상장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 '고섬 사태'를 기억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이 다소 완화된 것도 배경이다. 지난 2011년 상장사 중국고섬은 부정회계로 거래가 정지됐고 투자자들은 2000억대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중국계 상장기업인 차이나하오란과 완리 등이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소 전환됐다. 차이나하오란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75%, 완리는 24%씩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두 회사는 주가 흐름도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초 대비 55%와 103%씩 상승했다.
알리바바 등 중국 최대 기업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점도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국 역시 2012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YY의 상장을 기점으로 중국 기업의 상장이 큰
이어 "미국 사례에 참고하면 연말부터 상장되는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에 상장한 기업 중에서도 우량한 기업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