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02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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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토종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외화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즉 '외화 코코본드'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섰다. 코리안리의 첫 해외채권이자, 국내 재보험사의 첫 외화 코코본드인만큼 업계 내외의 관심이 높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이달 말께 5억달러 내외 규모의 달러화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간사로 JP모간과 HSBC를 선정하고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미국 뉴욕 등지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떠나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다.
코리안리는 그 동안 해외에서 공모 채권을 발행한 적이 없다. 첫 해외채권으로 외화 코코본드를 선택한 것은 '외화 마련'과 '자본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코코본드란(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사채의 원리금이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후순위 신종자본증권이다. 바젤3 체제 하에서 자본으로 인정 받을 수 있어 은행과 보험사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대신 일반 선순위 무보증채권에 비해 리스크가 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원화 코코본드는 생소함과 높은 리스크를 이유로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발행되는 외화 코코본드는 '고금리'를 좇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코코본드 발행은 코리안리가 세계 BIG3 재보험사로 진입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올초 "2050년까지 해외 후순위채 발행으로 담보력을 연평균 9%씩 높이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기준으로 신용등급을 'AA'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코리안리로서는 외화 코코본드 발행을 통해 이에 필요한 외화 자금을 마련하고 자본까지 확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외화 코코본드는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달 발행을 실시한 하나은행의 경우 3억달러 모집에 20억달러의 자금이 몰릴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현재 외환은행도 주간사를 선정하고 외화 코코본드 발행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코리안리의 발행이 성사되고 나면 은행들은 물론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발행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 IB 관계자는 "BIS비율을 맞추고자 하는 은행들과 RBC비율을 맞추려는 보험사들이 일반 후순위채를 대체할 수단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이들의 외화 코코본드 발행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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