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분석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예외 없이 나타난다. 현상만 따져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증가율에 비해 특정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 증가율이 더 높을 때 당연히 해당 업체 시장점유율도 늘어난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판매액은 실시간 집계하기가 어렵다. 각국 판매 데이터를 모두 취합한 뒤 후행적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 반면 특정 업체 판매액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현상과 인식에 시차가 발생하면서 일부 시장 동향에 인식이 쏠리는 부작용이 생긴다.
또한 주식시장은 매달 초 미국 자동차 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워낙 다양한 분석자료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미국이 곧 세계' 동향과 일치하는 양 인식되곤 한다. 반면 세계 1위인 중국 시장은 미국에 비해 약 35% 이상 판매가 많은 초대형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자료 제공 속도가 늦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다. 유럽 시장도 마찬가지로 27개국 점유율을 합산해야 하다 보니 미국 자료에 비해 '뒷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점유율 하락이 계속되자 투자자들은 마치 세계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크게 후진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상을 따져보자. IHS 기준 2014년 자동차 성장률은 2.7%다. 높게 전망한 기관도 3.6%를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는 지난해 755만대보다 5.9% 증가한 800만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지만 막상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중동에서 수익성이 한국이나 미국에서보다 월등히 높은 현상도 부정적 인식에 가려져 있다. 제네시스가 엑센트보다 60%나 많이 팔리고, 그랜저가 아반떼보다 많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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