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테라스 공급면적의 ‘허와 실’, 특별공급 ‘역차별’ 논란

↑ 특별공급물량에 제공되는 테라스 면적 때문에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강남 효성해링턴코트` 사업지

#지난 3일 문을 연 강남보금자리지구 내 조성되는 ‘강남 효성해링턴코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김모씨(54세, 회사원)는 다자녀 특별공급을 넣기 위해 상담청구를 찾았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서야 했다.
평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특별공급을 눈여겨보던 김 씨는 이 현장에서 특별공급 물량(24세대)에 제공되는 테라스 면적(서비스 면적)이 일반분양물량(총 13개 타입)보다 작다는 것에 놀랐다. 옥상 테라스를 제공하는 타입에는 아예 특별공급 배정조차 없었다.
지난 2006년 8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분양 때부터는 ‘다자녀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등장한 것이 다자녀특별공급이다. 김 씨처럼 미성년인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무주택 가구주를 우대하기 위해서다.
특별공급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 국가유공자, 장애인,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자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계층의 주택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공급과의 청약경쟁 없이 별도로 분양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한 것으로, 청약 횟수는 1회로 제한하고 있다.
지금껏 민간업체들은 특별공급물량보다는 일반분양에 더욱 신경 써 왔다. 물량은 특별공급대상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보통 10% 미만이기 때문에 미달이 나와도 큰 지장이 없을뿐더러 안 팔린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형태는 이들(다자녀,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 등)의 배려보다는 회사의 이익에 편중해 발생하는 일종의 관행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병패’에 가깝다.

↑ 강남 효성해링턴코트 주택형별 테라스 면적표

김씨는 “강남 효성해링턴코트는 전용면적 기준 총 13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별공급 대상은 92㎡ 9세대, 105㎡A 7세대, 108㎡A 4세대, 122㎡ 4세대 등 4가지 타입에만 배정했다”며 “4개 타입(특별공급)도 테라스 면적이 일반물량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아 다자녀나 노부부 부양 가구처럼 대가족에게 되레 역차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이 현장의 공급안내 책자(분양 카타로그)나 분양 홈페이지에도 테라스 면적에 대한 정보는 빠져 있었다. 견본주택을 직접 찾아 분양직원과 상담을 받아야만 자세한 면적을 들을 수 있었다.
테라스 면적은 서비스 면적이기 때문에 넣어야할 규정은 없지만 ‘강남권 테라스 하우스’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는 건설사의 현 모습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이는 집객을 위해 주택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차단한 일종의 ‘꼼수’ 밖에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특별공급물량에 대한 판매행태는 지금껏 알게 모르게 계속돼 왔다”며 “청약경쟁률이 일반분양이 기준이 되다보니 서비스 면적이 많거나 향·층이 좋은 주택형은 일반분양분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일 청약해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마간된 ‘위례 자이’ 역시 테라스·펜트하우스에는 특별공급이 전무했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특별공급물량을 전 주택형에 골고루 배정해야 정부의 도입 취지에 맞다”면서 “사실상 더 큰 면적을 필요로 하는 이들인 만큼 신청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