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대개 장외거래가격 수준이 된다.
삼성SDS 공모가가 19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시초가 형성 범위는 17만1000~38만원이다. 따라서 상장 시초가를 현 장외가 수준인 30만원으로 가정한다면, 삼성전기가 보유 중인 지분가치는 1조8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구주매출은 공모가로 주식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공모가를 19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삼성전기가 구주매출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1조1589억원에 그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SDS가 신주 발행 없이 구주매출로만 상장하기로 한 건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의 삼성SDS 지분율이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너 일가가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지배구조상 중요도가 낮은 삼성전기가 구주매출을 맡는 것으로 역할이 정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22.58% △삼성물산 17.0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0.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3.90%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3.90% 등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당히 높다. 상장 후 삼성SDS 지분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삼성전기 지분을 정리하는 게 삼성그룹 입장에선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삼성전기의 구주매출을 무조건 헐값 매각으로 몰아세우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강성부 신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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