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엔저'가 강해지면서 코스피 상승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 21~22일 '잭슨홀 미팅'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일단락되면서 25일 코스피는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됐지만 소폭(0.2%)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는 2060.89로 3거래일 만에 2060선을 회복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5일 1만9000원(1.52%) 하락한 122만8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으로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존 삼성전자 최저가는 2012년 7월 26일 기록한 117만20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6조21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면서 "중저가 모델 판매도 나아질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잇단 중국 경기지표 부진과 최근 불거진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주 급등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올해 들어 달러당 101~102엔대를 유지했던 엔화값은 25일 104엔대에 진입하며 초약세를 보였다. 달러ㆍ엔 환율이 104엔대에 놓인 것은 연초 이후 7개월 만이다. 반면 최근 원화값은 달러당 1010~1020원대로 강세를 보이면서 엔ㆍ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0원대로 떨어졌다. 2008년 이후 6년 만에 엔화 대비 원화값이 가장 높아진 것이다. 올해 초에도 초엔저로 인해 코스피는 1880선까지 낙폭을 키운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가 환율 리스크 사정권에 재진입하고 있다"며 "엔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로 수출 및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기업이익 회복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다음달 일본중앙은행(BOJ)이 추가 양적 완화를 실시하고 한국 무역수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달러화 강세로 엔화만이 아니라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한 점이 과거와 다르다"며 "신흥시장 호조가 한국 증시에 환율의 부정적인 영향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 윤재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