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4일(14:4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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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회사채 발행을 앞둔 (주)한화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대규모로 악화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관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내달 초 총 20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KB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해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오는 9월 만기 도래하는 공모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을 끝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관투자자들이 'AA급' 이하 회사채를 기피하면서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후부터 기관들 회사채 투자심리가 A급 회사채 쪽으로도 확산되면서 한화도 약 10개월만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결정했다. 1분기 영업이익 2114억원(연결기준)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오른 것도 한화가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2분기 다시 대규모 적자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사채 발행 작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에 투자할 때 주요 고려사항이 경영실적 추정 가능성인데, 실적이 널뛰기 현상을 보이면서 앞으로 실적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1654억원 규모 영업적자와 2564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자회사인 한화건설 한화케미칼 등 비금융 계열사들 성적이 부진한 탓이다. 특히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지난해 2000억원 대 손실을 기록한 것이 그대로 모회사인 한화 실적에 반영됐다. 한화는 한화건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이 그대로 모회사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밖에도 한화는 한화테크엠(100%) 한화케미칼(36.77%), 한화호텔앤리조트(50.62%)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핵심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 지분은 21.67%를 보유 중이다.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 자산총액기준 10위 기업이지만 다른 대기업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은 편이다. 한화 회사채 신용등급은 'A'급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한화가 건설(한화건설)과 태양광(한화케미칼) 등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한화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시각은 수요예측 결과에 반영돼 있다. 실제로 한화는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이후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앞서 지난해 10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 자금 10억원이 청약을 신청하는 데 그쳤다.
그보다 앞선 지난 5월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은 전액 미매각(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되지 않고 주간 증권사가 의무적으로 인수한 물량)을 기록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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