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usiness의 힘
오랜 기간을 검토한 후 식당을 차린 친구가 있다. 아주 성실하고 똑똑해서 뭘 해도 성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친구다. 그쪽 방면의 일을 해 왔었고 수 많은 성공, 실패 사례를 경험한 친구였다. 골프도 함께 하고 낚시도 함께 하고… 그야말로 취미와 삶의 관점도 비슷한 불알친구이다.
식당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그 동안 친구는 일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매일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주방 일을 했다. 2년 동안 골프, 낚시는 한 번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추석, 설에 고작 하루 이틀 쉬는 것이 전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임대료 등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일하는 사람을 두고 싶어도 없어서 못 두고, 한편으론 인건비 부담도 된다고 한다. 아주 신중하게 검토하였어도 현실은 만만치 않나 보다.
좋아하는 일,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일의 유형이 결정되었다면 실행을 한다. 젊어서의 일과 50대 퇴직자의 일은 조금 다르다.
일의 선택 요령1
우선 365일 일을 해야만 하는 직업은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하루라도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일이라면 여유로움은 물 건너 가기 때문이다.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런 조건을 갖춘 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의 선택 요령2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창업 자본이 들어가는 일은 선택하지 않는다. 커피를 좋아해서 까페를 할 생각이라면 커피를 우선 배우고, 까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간접 경험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기면 창업을 한다. 창업을 할 때에도 작게 한,두평 짜리 테이크 아웃 커피를 주로 한다. 이 정도 매장의 임대료는 얼마 하지 않을 것이고, 조금 원가가 더 들더라도 맛있게 커피를 만들고 정성껏 고객에게 서비스를 할 수는 있다.
큰 돈을 벌지 못한다고?
당연히 큰 돈은 벌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큰 돈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단골손님이 생기고, 자신은 커피집 사장님이고, 주말에 커피 가게를 닫아도 별로 걱정이 없다. 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최근 예금 금리가 너무 떨어져 1억 원을 맡겨도 고작 한 달에 20만 원 이상의 이자를 받기 어렵다. 만약, 작은 까페에서 한 달에 200만 원 정도의 수입만 발생한다면 10억 원을 예금한 것과 같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자녀들이 어리고 학비가 들고, 한 달에 최소한 500만 원 이상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을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재산이 있고 자녀들도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다면 small business야 말로 부담 없는 평생 직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가 장사가 너무 잘되면 그 자체로도 너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일의 선택요령3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고, 이상한 방법으로 돈을 잘 버는 일이 있다.
얼마 전 아내의 친구가 “팡팡”이란 어린이들이 노는 놀이터를 개업했는데 1년 만에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했다고 아내가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별 것 아닌 사업 같은데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한번 필자의 경험 부족을 느꼈다.
우리가 경험한 세계는 정말 작고,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직업이 있다. 우선 내가 가장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의 유형을 선택한 후 직업을 찾는다. 좋아하는 일로 범위를 좁혔으니, 업종을 떠나 그런 조건에 맞는 직업이라면 뭐든 좋다. 많은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00프렌차이즈 사업 설명회 등등의 직업 설명회 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을 나누는 것이 좋다.
일의 선택요령4
서울 강남 쪽에 한 임대 분양 사무실이 있었다. 미분양 아파트를 아주 싸게 판다는 광고를 하면서 예쁜 여성들이 춤을 추면서 모델 하우스를 보고 가라고 붙잡는다. 아주 멋진 모델 하우스였다. 금세라도 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때 필자 옆에는 유명한 부동산 전문가 선배가 있었는데 나중에 이런 말을 해 주었다. 그 곳을 직접 가 보았는데 정말 위치가 별로인 데다가 주변에 같은 가격에도 더 좋은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런 곳인데 사람들이 살까요?”란 질문을 했더니, 선배는 수 억 원 하는 집도 가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답한다.
필자 또한 그런 실수를 해 본 경험이 있던 터라 정말 이해가 갔다.
우리가 마트에서 고등어를 살 때 신선한지, 제품은 어디 것인지, 기존에 구매해 본 경험까지 동원하여 10분 이상 물건을 고른다. 그런데, 수 억 원하는 아파트를 고를 때는 오히려 고등어를 고르는 것 보다 쉽게 결정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 이유는 전략을 가진 판매자의 논리에 넘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평생을 해야 할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한 두 사람의 말 또는, 사업 설명회만 듣고 일을 결정한다면 얼마나 성급한 것일까?
아파트를 살 때는 직접 가서 보고 확인하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부동산 이야기, 그리고 다른 동네 부동산 이야기까지 확인한 후 사야 한다.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직접 경험한 후 선택해야 한다. 겉으로 보는 일과 실제로 해보는 일은 다르다. 일식을 하고 싶다면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고, 일식을 경험한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일의 선택요령5
나의 자본을 들이지 않는 일부터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내 돈을 들여 창업을 해야만 하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내가 사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내가 사장이 되어 모든 리스크를 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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