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에 대한 권리를 특정한 후 이것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증권화(Securitization)라고 한다. 기업 자산에 대한 권리를 특정한 증권으로는 일반적으로 주식을 떠올리지만 사실 회사채부터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종자본증권, 자산유동화증권에 이르기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증권화의 장점은 자본조달의 수월성과 저렴한 조달비용이다. 자금 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가계를 직접 연결해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낮은 수익을 안겨주는 은행 예금과 달리 주식이나 채권 등 직접금융상품은 위험 선호에 따라 다양한 수익률을 가져다준다. 증권화를 통한 직접금융시장이 발달한 국가에서 창의성이 꽃피는 이유다.
대통령이 나서서 '창조경제'를 외치는 우리나라에서 직접금융시장 발전은 꼭 필요하다. 또 직접금융 혜택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고신용 기업보다는 저신용 기업에 돌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와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다양한 혜택 부여는 환영할 만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코스닥을 통한 강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수월한 편이지만 채권시장은 BBB~B등급 채권 발행잔액이 7일 기준으로 8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 시장 전체 규모의 4.4%밖에 되지 않아 하이일드 시장은 사실상 고사 상태다. 그나마 지난 4월부터 하이일드 펀드에 대해 공모주 청약 시 전체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하면서 불과 4개월 만에 9708억원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 같은 열기는 하이일드 자체 매력이라기보다는 최근 공모주 열풍에 기댄 효과가 커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BBB 이하 채권시장이 발달하지 못했던 이유로는 펀드에 편입할 수 있는 종목 수와 거래량 부족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위험 대비 높은 기대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없고, 신용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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