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송기석 BoA메릴린치 전무는 "외국 고객들을 만나면 최근 한 달 사이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실제로 평소에 별로 요청이 없던 쪽에서 콘퍼런스콜들이 이어지고, 회의 일정도 연일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증시 전문가를 찾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투자전략가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쇄도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부름에 휴가마저 반납해야 하는 실정이다.
7월 한 달 동안 4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8월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6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기준 외국인 시가총액 대비 주식 보유 비중은 35.7%로 최근 3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수치상으로뿐만 아니라 앞의 사례들처럼 외국계 금융사 서울지점에서 일하는 임직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식지 않는 관심을 보내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초이노믹스 시동으로 인해 기대감이 높아진 '배당'으로 보인다.
템플턴 글로벌주식운용그룹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피터 윔스허스트 선임부사장은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보다 배당률이 낮은 국가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며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한다면 재평가의 여지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경근 크레디트스위스(CS) 서울지점 주식부문장은 "한국 증시가 디스카운트됐던 요인이 지배구조와 배당 두 가지였는데, 최근 두 가지 모두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외국인들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투자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은 향후 시장을 낙관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으로 내놓는 대만처럼 한국 기업이 배당을 늘릴 경우 코스피 지수 3000도 무리가 아니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CIMB증권도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아시아 평균인 30%까지 증가하면 코스피지수가 내년에 2500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일까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은 배당 확대 기대감이 부각된 종목(삼성전자)이거나 전통적인 고배당주(한국전력ㆍ신한지주ㆍKB금융ㆍ하나금융지주)였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은 "향후 배당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외국인들이 바로 돈을 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권에서 머물던 한국 주가가 꿈틀대자 국내 주식시장으로 직접 유입이 아닌 해외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한국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MSCI 한국(South Korea) ETF'로의 자금 유입이 3개월 만에 재개되며 하루 1303만달러, 지난달 마지막 2거래일에는 6719만달러가 한꺼번에 쏠렸다.
세계 최대 ETF 운용사인 블랙록의 신흥국 투자 펀드인 'iShare MSCI EM ETF'에는 지난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 석민수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