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31일(15:1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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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에 회사채 시장에 나온 SK㈜에 투자자들 반응이 달라졌다. 주문이 쇄도했던 두 달 전과 달리 너무 낮아진 금리 탓에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SK㈜는 지난 5월에도 이번과 동일한 조건과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31일 SK㈜는 내달 5일 발행할 회사채 총 2500억원 어치의 조건을 확정했다. 5년물은 당초 1000억원 어치 발행이 목표였으나 800억원 어치만 발행하기로 했고, 7년물은 발행액을 당초 목표였던 1500억원에서 200억원 늘린 1700억원으로 조정했다. 5년물 금리는 2.987%, 7년물은 3.19%다.
지난 29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5년물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주문이 '미달'이 난 탓에 어쩔 수 없이 발행액을 줄인 것이다. 5년물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6곳의 기관이 1100억원을 신청하는 데 그쳤고, 반면 7년물에는 기관투자가 11곳, 2300억원이 몰렸다. 이에 SK㈜는 7년물의 발행액을 늘려 예정된 발행규모를 맞췄다. 두 달 전 발행 때 5년물과 7년물 모두 '오버부킹'이 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5년물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단연 '금리' 때문이다. 기관 투자가들의 AA급 초우량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없어서 못 살 지경'이지만, 금리 수준이 기대 이하에 그치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SK㈜가 제시한 5년물의 공모희망금리 밴드는 '5년물 회사채 수익률에 -0.18%포인트~0.02%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SK㈜의 5년물 회사채 수익률이 2.96%임을 감안하면 밴드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된다 해도 3%가 채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SK㈜는 지난 5월에도 동일한 공모희망금리 밴드를 제시했지만 당시 SK㈜의 5년물 회사채 수익률은 3%를 웃돌아 가산금리가 '-0.04%포인트'로 결정됐음에도 최종금리는 3.185%였다. 두 달 사이 국고채를 비롯한 5년물의 금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져 상황이 달라진 탓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금리가 3%도 안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기물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SK가 5년물의 금리를 조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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