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 실거래가를 공개했습니다.
대출규제와 각종 정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특히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 값이 두달새 최고 1억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거래건수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엄성섭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엄 기자, 건교부 집계 결과를 보니까, 거래 건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던데요. 어떻습니까?
건교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전국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3만3천749건입니다.
2월 거래건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3만건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4만8천958건보다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특히 아파트 거래건수가 정점을 보인 작년 10월의 8만여건에 비하면 5만건이상 줄어든 것으로 4개월 연속 아파트 거래 건수가 감소한 것입니다.
Q2. 넉 달 연속 아파트 거래가 줄었다는 건 시장이 그만큼 위축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요. 어떻습니까?
아파트 거래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시장 분위기가 그만큼 침체됐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위축된 것은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책과 함께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기 때문입니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지금보다 싼 값에 아파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매수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아파트 매매 시장이 침체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출 규제입니다.
대출규제가 워낙 엄격해서 이제는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살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따라서 아파트에 대한 매수수요가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Q3.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시장 침체가 특히 심하다면서요?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는 그야말로 극심한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의 풍향계 노릇을 해온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1월에 거래가 딱 1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신고된 거래가 아예 없었습니다.
매물은 나오는데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사정은 송파구나 양천구 목동, 성남시 분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래 자체가 아예없는 아파트 단지가 많았습니다.
종부세 부담 등으로 인해 팔고 싶은 사람들은 있지만 역시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입니다.
Q4. 이렇게 매수세가 사라지면 당연히 가격도 떨어졌을텐데요. 얼마나 떨어졌나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3평형은 지난해 11월 최고가 7억 8천만원에서 8억원을 호가 했지만, 지난달 7억원에 2건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7억 5천만원을 호가한 지난 1월과 비교해도 5천만원이 더 떨어진 것입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34평형도 지난해 11월 13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2억 5천만원, 12억 4천만원, 이렇게 두 건이 거래됐습니다.
올들어 거래된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들은 이처럼 지난해 최고가 대비 1억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도 언급했습니다만 현재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매도 호가는 더 낮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Q5. 그런데 그동안 상승폭이 높지 않던 신도시와 수도권 소형 아파트값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면서요?
경기도 분당과 용인 등 수도권의 일부 소형 아파트 값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아파트 15평형은 지난해 11월 최고가가 1억 4,800만원이었지만, 올들어 1억 5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용인수지 풍덕천 보원단지 24평형도 거래가가 작년 11월 1억5000만원에서 올 2월 2억10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분당구 야탑동 장미마을 코오롱 아파트 34평형도 지난해 11월 최고가 7억원이 올해도 같은 값으로 팔린 것으로 나타났습니
중대형과 달리 소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은 중대형에 비해 대출 규제가 덜한데다, 리모델링 요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달 들어 전체적으로 시장이 침체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강세 현상도 일단 멈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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