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성 악화로 비상이 걸린 국내 18개 시중은행이 올해 하반기 최대 4조3800억원에 이르는 자본 확충에 나선다. 적정한 수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자본ㆍ건전성 규제를 강화한 바젤Ⅲ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하반기에 최대 3조55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과 8300억원 규모 증자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다. 코코본드 중에서 신종자본증권으로 신청된 한도액이 1조2500억원, 조건부 후순위채로 접수된 한도도 2조3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바젤Ⅲ에 따르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 조건부 후순위채)는 공적자금 투입처럼 은행 건전성과 관련한 특정 사건이 생겼을 때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상각되는 조건 등이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개별 은행을 보면 우리은행이 1조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한도를 신청했다. 기업은행은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과 5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한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농협은행은 7000억원, 하나ㆍ외환은행은 각각 3000억원 규모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한도를 제출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이 최대 2000억원, 경남은행이 최대 1000억원 등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농협은 각각 4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53%였던 국내 은행 BIS 총자본비율은 지난 1분기 14.07%로 떨어졌다. 특히 은행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올해 말에는 13%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금융당국은 예측했다
■ <용어 설명>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sㆍ조건부 자본증권) : 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공적자금 투입 등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주식으로 변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
[김규식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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