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 리뉴얼 앞두고 잡음…상인들 "불합리하다" 항의

동대문 패션 메카인 두타가 내부 문제로 시끄럽다. 영세상인들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 문제가 불거진 것.
두타 일부 상인들은 '곪았던 상처'가 이제야 터진 것이라며 업주 50여명이 모여 소송을 제기하고 두타 쪽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두타 입주 상인 등에 따르면 두타는 최근 내부 인테리어 리뉴얼 진행과 함께 일부 임대 상인을 상대로 계약 취소, 수수료 체계 전환 등의 대폭 변화에 나섰다.
특히 올해 임대 계약은 그간 유지돼 오던 월세 지불 방법이 아닌 수수료 지불 체계로 대폭 변경되면서 상인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상인들은 수수료 체계로 바뀔 경우 상인들의 이익을 상당 부분 두타 측이 챙겨갈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두타의 한 상인은 "두타 측이 개별 사업장의 매출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매출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걷어가겠다고 했다"며 "조선시대 노비나 소작농도 아니고 개인 사업자의 매출 장부를 살펴보고 수익을 걷어가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두타 매장 대부분은 전대차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두타 측은 매장마다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를 설치해 상인의 동의도 거치지 않고 매출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상인은 "매년 임대차 재계약을 하는데 (POS 단말기 설치를) 반대하면 계약 해지 등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간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수수료 부과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지 못해 소송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타 측의 무리한 대응도 분노한 상인들에게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두타는 상인들에게 '리뉴얼 공사에 따른 협조 요청 안내' 공문을 보내 "이번 리뉴얼 공사는 총 250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공사로 명도 지연이 발생해 개점이 늦어질 경우 예정 임대수익, 영업수익, 위자료 등 1일에 약 4억5000만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
논란거리는 또 있다.
두타는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두타 측의 평가 기준에 따라 임대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평가 기준이 모호한데다 상인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임대차 계약 연장건에서도 약 30% 가량의 상인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또 다른 임차 상인은 "요즘 대기업들이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 두타는 이 같은 상생 협력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두타 측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일부 매장을 수수료매장으로 운영해 왔고, 현재 약 100개가 수수료 매장"이라며 "수수료율은 테넌트(상인)와 상호 합의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된다. 동일 층내 매출이 높은 매장과 적은 매장이 동일한 임대료 납부로 역차별이 발생해 적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타 입장에서는 수수료 방식이 임대료 방식에 비해 수입측면에서 훨씬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저 매출을 정한 보장 수수료도 기존의 고정 임대료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수료 방식의 전환이 상인의 수익을 회사 쪽으로 돌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POS 설치에 대해선 "단순히 매장을 평가하기 위해 POS 자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매출 추이 분석을 통해 각종 마케팅 활동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해 자료를 분석하고, 마케팅 자료로 활용한 것"이라며 "설치와 매출 자료 제공은 입점시 계약서와 약정서 등에 직접 날인하고, 동의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퇴점매장 관련해선 "퇴점매장 선정은 매출, 상품구성, VMD, 마케팅, 고객서비스 5개 항목기준 평가결과 반영한 것"이라며 "평가는 외부전문업체(일본 PSS)와 당사 관련팀 담당자들이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두타는 2013년 매출액 617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임차 상인들이 제기한 리뉴얼 공사 중지 가처분 판결은 오는 29일 오후에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