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이 1% 오르면 가계소비가 0.1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7일 발표한 '부동산 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가계의 주거형태를 자가, 전세, 월세로 나눠 각각 주택매매가격, 전세가격, 월세가격의 변화가 가계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우선 자가에 주거하는 가계는 주택매매가격이 1% 오를 경우 가계소비를 0.13%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을 매각할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소득이 증가하고,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담보대출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전월세 가계는 임차 비용이 증가할 경우 주거비 상승과 대출증가 등으로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와 월세가격이 1%씩 오를 때 소비는 각각 0.30%, 0.12% 줄었다.
김 연구원은 "최근처럼 집값 상승세가 부진한 동시에 전월세 가격이 불안정하면, 자가.전세.월세 가계 모두 소비 위축 현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회복세가 미약한 소비와 전체 실물경기가 다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중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73.3%로 미국(31.5%), 일본(40.9%), 유로존(58.3%)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전세가격은 2010년 이후 급등해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은 2000~2008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한편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1.7%, 1.9%로 지속적으로 낮은 수
김 연구원은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통해 주택보유자들의 자산효과를 통한 소비를 유도하고, 임차 가계는 전.월세 가격 안정화로 소비 여력을 키워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 민간의 주택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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