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크게 부진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상 소외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던 한국전자인증이 올해 달라졌다. 지난 4월 18일 5100원으로 마감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시장에서 환골탈태했다. 업계 안팎에서 보는 한국전자인증 재평가 이유는 단 하나다. 지난 2월 경쟁 업체 한국정보인증이 기대감 속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인증은 투자자들 관심이 늘어나자 4월 8일엔 하루 거래량 1000만주를 넘겼다. 양사 주가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4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시장에서 불어온 투자 열풍이 공모주와 동일한 업종에 속한 경쟁 상장사로 퍼져 가고 있다.
공모 업체가 활발하게 기업설명회(IR)를 다니고 상세한 사업 내용을 알리자 기관과 개인투자자를 불문하고 업종 분석에 나서면서다. 거래량과 주가에서 지지부진하던 경쟁 업체는 공모 업체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2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IPO시장 활기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건물 층간 자재 '덱 플레이트'를 생산하는 제일테크노스ㆍ동아에스텍도 '공모 업종 다시 보기' 덕에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업계 점유율 1위인 덕신하우징이 5월 23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승인을 받은 이후 7월 24일까지 두 달여 간 제일테크노스와 동아에스텍 주가는 각각 70.4%, 27.5% 치솟았다. 마침 업계 3위 윈하이텍도 최근 IPO에 나서면서 덱 플레이트 업종이 한층 주목받았다.
제일테크노스는 점유율 2위, 동아에스텍은 5위권이다. 최근 층간소음 이슈 등으로 매출처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했다.
술에 쓰이는 기초 원료인 주정을 생산하는 창해에탄올 상장에 업계 1위 진로발효가 덩달아 뜬 것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내수산업이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임에도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진로발효는 이달 들어 몇 차례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진로발효는 안정적 매출 성장과 높은 수익성에도 저평가돼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업체 상장이 오히려 악재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업종 발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 업종ㆍ종목에 대해 공모주를 계기로 들여다보게 됐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증권발행(ECM)본부장은 "상장 종목이 많다 보니 IR 등으로 기관ㆍ개인투자자에게 어필할 기회가 많지 않다"면서 "어느 때보다 공모시장에 대한 관
24일 공모시장에서는 대박 행진이 계속됐다. 덕신하우징은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 결과 경쟁률 899대1로 무려 2조3375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업계 1위 업체의 공모 불패 신화가 이번에도 이어졌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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