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온라인 게임의 강자이자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주식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컴투스를 필두로 게임빌, 선데이토즈 등 모바일 게임주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네오위즈게임즈와 와이디온라인도 최근 부진을 만회해 상승세에 동참하면서 그간 게임주 기대감 이끌어온 엔씨소프트의 부진이 도드라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52주최고가인 25만3000원을 찍었던 엔씨소프트의 전일 종가는 15만9000원으로 6개월여만에 37.15%가 떨어졌다. 이주들어 엔씨소프트 주가는 3% 가량 올랐지만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와이디온라인이나 전일 52주최고가를 경신한 선데이토즈와 액토즈소프트에 비하면 성적이 부진했다. 최근 '중국 수혜주'로 떠오르는 한빛소프트가 이주들어 13% 넘게 급등했고 조이시티도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게임주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엔씨소프트의 약세는 무엇보다 '어닝쇼크'를 맞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우려가 커진 탓이다. 1분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시장 기대감에 높게 잡힌 시장 예상치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예상 실적을 비롯해 목표주가를 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예상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으로 이미 한 차례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2분기 기대치가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면서 "최근의 주가부진 역시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될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최근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예상 연결 영업이익을 시장 평균 기대치인 972억원보다 낮은 643억원으로 조정했다. 엔씨소프트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리니지1의 2분기 매출액을 500억원 후반대로 내려잡았고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로열티 매출은 1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길드워2의 중국 현지 매출은 블레이드앤소울의 3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보다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더이상 중국 수혜주로의 이점은 찾기 어려워 졌다.
실적 우려 뿐만이 아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입 감소 등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모바일이 주도하는 게임시장의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투자자로부터 신뢰가 하락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실적이 연초 제시한 예상 매출액 8900~9400억원, 영업이익률 30% 초반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주가도 지난해말 대비 34% 하락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가 등 주주이익환원정책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1분기말 본사 기준 현금성 자산이 6000억원에 달해도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겠다고 밝힐 뿐 투자자가 납득할 만한 사용 계획이나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과 시가 4000억원 이상의 삼성동 건물 2개, 장부가 2000억원대의 판교 사옥을 비롯해 자사주 9%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뚜렷한 배당 정책이 없는 만큼 주주이익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현대증권은 네이버, 삼성전자, 가아차 등과 함께 엔씨소프트를 '배당 인색 기업'으로 뽑기도 했다. 넥슨과의 시너지 효과나 공동 M&A를 통한 성장 전략 역시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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