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6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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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후부터 지방공사 회사채가 '특수채' 지위를 얻게 되면서 지방공기업들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다. 정부는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지방공기업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돕기 위해 특수채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 의도와 달리 일부 지방공기업들은 특수채로 회사채 지위가 격상된 이후 재정건전성 개선 없이 금리 낮추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8일 2년 만기 회사채를 금리 3.655%에 발행했다. 앞서 인천도시공사는 지난달 26일 900억원 규모 회사채를 3.742%에 발행했다. 한 달 사이 발행 금리가 0.1%포인트(10bp) 가량 떨어진 셈이다.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10bp 가량 발행금리가 하락한 것은 흔한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경남개발공사도 지난달 30일 3년 만기 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2.934%에 찍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4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금리(3.146%)와 비교하면 발행금리가 0.212%포인트(21.2bp)가량 하락했다.
최근 지방공사 회사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회사채 지위가 일반 회사채에서 특수채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일반 회사채와 달리 특수채는 기관 수요예측 절차가 없고, 부도시 원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방공사 회사채가 특수채 지위를 얻은 이후 큰 폭으로 금리 하락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부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방공사들 재정전선성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일부 지방공사채에 대해서는 일부 내부 투자제한 등으로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지방공사들 기초적인 재정건전성 수준이 투자에는 부적합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지방공사채는 주관 증권사가 인수하건, 공제회 등 일부 기관이나 리테일을 통해 팔린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지방공사들 회사채를 특수채로 격상시킨 것도 현재와 같은 회사채 지위로는 지방공사들이 자금을 모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부 지방공기업 재무구조가 열악해지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관련 법 개정을 통해 특수채 지위를 부여했다.
지방공사들은 회사채가 특수채로 변경된 이후 회사채 발행 실무를 담당하는 주간사 등에게 최대한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IB들은 기업 재정건선성 개선 없이 무리하게 발행금리를 낮춰달라는 요구에 난감해 하면서도 먹거리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발행에 나섰다.
특히 과도한 차입으로 사업을 진행해 온 인천도시공사와 강원도개발공사는 특수채 지위로 격상된 이후 혜택을 톡톡히 봤다.
실제로 강원도개발공사는 올해 초인 1월 14일 1년물 회사채를 3.70%에 발행했다. 이는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 3사 평균금리)보다 33.4bp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6월 19일에는 발행한 동일 만기 300억원 규모 회사채는 민평 금리 대비 2.2bp낮은 3.20%로 결정돼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인천도시공사도 지난 6월 26일 발행한 2년물 회사채를 민평금리 대비 4bp높은 3.742% 수준에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지방공사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1분기 부채비율은 358.1%로, 지난해 말(354%)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인천도시공사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321.7%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말 304.7% 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두 회사 신용등급은 'AA+급'이다. 이 부채비율과 신용등급과는 괴리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지방공사들은 최근 발행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로 더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업 내용 측면에서 변화가 없는데 금리만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방 공사채가 특수채 격상에 따른 이슈는 회사채 금리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공기업들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으면 추가로 더 낮은 금리에 발행할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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