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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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돌릴 틈이 없다.'
상반기 '4(死)월 고비'를 넘긴 건설사들이 다시 자금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반기 1조4700억원 규모 만기를 넘겼지만 하반기에도 1조3000억원이 넘는 부채 쓰나미가 몰려오기 때문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 회복세에도 대부분 건설사들은 회사채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사들은 만기 도래하는 '빚 갚기' 전략 수립에 고심 중이다.
한라 SK건설 두산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현대산업개발 등은 하반기 적게는 200억원에서 8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금액 자체로 보면 1000억 미만으로 크지 않지만 최근 건설 업황과 내부 현금사정을 고려하면 부담되는 액수다.
이들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하반기 회사채 시장에서 차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으로 안정적인데다, 이들 건설사는 삼성그룹(삼성물산)과 현대자동차그룹(현대건설)에 속해 있어 회사채에 투자하겠다는 기관투자자를 찾기가 어렵지는 않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A급 이하인 중견 건설사들은 고민이다. 회사채를 발행해 기관투자자들 투자를 이끌어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로 상반기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단 6개사에 그쳤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한화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동부건설이 상반기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신용등급 상위 건설사들만 사실상 기관투자자 들에게 매각됐다. 한화건설 태영건설 동부건설 등은 미매각(기관투자자에게 팔리지 않고 주간사가 떠안은 물량)을 남긴 바 있다.
이외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시도조자 하지 못했다. 내부 자산을 매각하거나 보유 현금을 쥐어짜 만기 회사채를 상환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 건설사들은 대부분 차환 발행을 이미 포기한 상태다. 하반기에도 현금 상환을 준비하거나, 알짜 자산 매각, 공사대금채권 유동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만기 회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남영동 사옥과 부산 연구개발(R&D)센터를 매각해 총 1497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회사채를 상환하기에 금액이 부족해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해 총 2000억원 규모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CC건설도 10월 말 1400억원 규모 만기 회사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과 KCC건설은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속을 태우고 있다.
한라와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등은 알짜 건설사업장에서 나올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한라는 공사 중인 건설사업에서 받을 공사대금(채권) 3개를 묶어 담보로 제공하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와 전자단기사채(ABS) 등 단기자금 600억원을 조달했다. 두산건설도 최근 알짜 사업장인 청주 '두산위브지웰시티'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로 단기자금 960억원을 마련했다.
반면 최근 건설사에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차환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한화건설은 오는 11월 만기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차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화건설은 7조원 규모로 진행 중인 이라크 신도시개발 사업이 내전으로 중단되면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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