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시중 예금금리+알파(α)'를 좇는 수요가 증가한 데다 동부 등 대기업 계열사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이후 일부 고위험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대박을 노리는 개미투자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채권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가 장내 채권 매매 단위를 10만원에서 1000원으로 낮춰 개인들에 대해 진입 장벽을 없앤 것도 영향을 미쳤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장외 채권시장 기준 개인들이 보유한 채권투자 잔액은 6조1693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728억원, 지난 1월 말과 비교하면 371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일반 채권시장 내 개인 거래 비중도 처음으로 4분의 1을 넘어섰다. 지난 3월 초 한국거래소가 일반ㆍ소매 채권시장을 통합하기 이전에는 개인 거래금액이 월평균 122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1634억원으로 30%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7%까지 높아졌다. 거래 체결 건수는 942건에서 1658건으로 76.2%나 뛰었고 호가 건수도 6449건에서 7537건으로 늘며 모든 부문에 걸쳐 거래가 살아나는 징후가 포착됐다. 꾸준히 70%가 넘던 증권사 거래 비중은 69.6%까지 줄어들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 채권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매매 단위 인하로 거래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초 한국거래소는 차세대 매매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Exture+)를 도입하면서 투기등급(신용등급 BB+ 이하) 채권과 액면가 50억원 이상 채권을 포함한 모든 상장채권을 1000원부터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액면가 10만원이었던 과거 일반 채권시장 주문 단위가 1000원으로 통일되자 개인들도 소액으로 채권시장에 접근하기 수월해졌고 같은 종목에 대해 일반과 소매 시장에서 다른 가격이 형성돼 초래되던 혼란도 시장 통합 이후 사라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으로 단위가 쪼개지면서 고액 자산가가 대부분이던 채권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거래하기도 편리해졌다"며 "개인들이 HTS를 통해 직접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채권 투자를 늘리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증권사들이 쉽게 권하지 못하는 저신용ㆍ고금리 회사채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중 정기예금이나 국공채 우량채권 등의 금리 수준이 낮아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수익을 좇는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동부그룹 등 재무구조가 나빠진 대기업 계열사 회사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 입맛을 당겼다.
지난 6월 말 7000~8000원대로 떨어졌던 동부제철 회사채 가격은 2주 만에 9500원 선을 회복했다. 당시 회사채를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이자 수익을 빼고도 단기간에 20~30%대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서 개인 참여가 활성화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채권에 대해 잘 모른 채 섣불리 접
[김혜순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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